아침에 몸이 일어나지 않고, 커피 없이 하루를 시작할 수 없고,
저녁엔 피곤한데 잠이 안 올 때.
아래 중 익숙한 항목이 있다면
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. "홍삼·비타민·B군 다 먹어봤는데도 안 풀려요." 좋다는 것은 다 챙기셨는데도 그때뿐이거나, 잠시 좋아졌다가 다시 무너지시는 분들이 많습니다.
아침엔 못 일어나고, 오후만 되면 폭삭 주저앉고, 저녁엔 다시 잠이 안 오는 양상 — 동양의학에서는 이 영역을 허로(虛勞)라는 이름으로 오래전부터 다뤄왔습니다. 과로와 소모가 길어지면 몸의 바탕이 약해진다는 관찰입니다.
카페인은 하루 몇 잔인지, 수면이 언제부터 얕아졌는지, 늦은 시간 일·운동·감정 자극이 몸을 한 번 더 끌어올리고 있는지를 같이 봅니다. 보충을 더 얹기보다, 약해진 곳을 두텁게 하고 막힌 길을 풀어주는 것이 먼저입니다. 소모를 덜하게 하면 복원은 저절로 시작됩니다.
동의보감 허로문(虛勞門)에는 뼛속에서 열이 오르내리고, 식은땀이 나며, 손발과 가슴에 번열(가슴이 후끈 달아오르는 느낌)이 인다 — 라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. 그 위에서 몸의 바탕을 보충하는 처방이 비로소 제 몫을 합니다.